Why?
"당신 도대체 왜..."
뒤통수를 내리친 습격에 정신을 잃었던 도현은 눈을 뜨자마자 사방에 흩어지듯 쓰러진 사람들과 그 중심에 힘없이 앉아있는 강철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입술 사이로 떨어진 검붉은 피가 흘러 그의 옷이 원래 검은색인지 검붉은색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강철씨!"
"일어... 났어요...?"
"무슨 일입니까."
"안실장님이..."
"왜 여길 온거에요."
"연락주셔서..."
도현의 눈에는 원망과 걱정이 가득했다. 말 한마디 없이 떠나버린 강철 때문에 괴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승진의 후계자로서 짊어진 현실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기에 그 마음은 점점 가슴 깊숙히 묻어두어야만 했다. 혹시라도 다시 마주하게 된다면 멱살을 잡고 묻고 싶었다. 왜 나를 떠났느냐고. 하지만 정작 다시 만난 두사람은 처음 만났던 날처럼 어둠이 짙게 내린 밤 피로 물든 길 한가운데였다.
"당신... 납치 당했다고..."
"그런데... 이 피는 뭐에요..."
쿨럭- 강철이 대답하려 입을 열 때마다 검붉은 피가 한덩어리씩 쏟아져 나왔다. 그것들을 보고 있자니 강철은 그 핏덩어리가 정말 제것인가 싶어 동시에 헛웃음만 터져나온다.
"차도현씨..."
"기다려봐요. 병원... 병원 갑시다."
도현은 눈가에 눈물을 가득 담은 채 쏟지 못하고 제가 입은 재킷의 주머니를 더듬거렸다. 핸드폰... 핸드폰이 어디 있지... 중얼거리다 찾지 못하고 강철의 주변도 살피며 연락할 핸드폰을 찾았다. 그런 도현을 처연하게 바라보던 강철은 겨우 손을 들어 도현의 손을 잡아 그제야 도현이 강철의 눈을 마주치며 눈물을 쏟았다. 강철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가며 도현에게 미소를 보인다.
"안 일어날까봐... 그 눈... 못보고 죽을까봐..."
"무슨 소립니까. 강철씨는 절대 죽지 않는다면서요."
"하아..."
"기다려요. 당신 살릴겁니다."
강철이 다시 한번 하아- 깊은 숨을 내쉬며 도현을 붙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 숨은 방금 전 쉬었던 한숨보다 더 무겁고 위태롭게 들려왔다. 마지막 숨을 다해 낮은 목소리를 뱉어낸다.
"내 인생의 목표는... 죽는거였어요..."
"알아요..."
"백년이 넘는 시간을... 나같은 사람만 찾아다녔죠..."
"... 그래서 만났나요."
"네... 그 사람이... 아니, 그 괴물이... 그랬어요... 진정한 사랑을 하면... 심장이 살고... 그 심장이 멈추면..."
"그게 뭐에요."
"그쵸... 우습죠. 나도... 죽을 수 있더라구요... 이게 무슨... 만화 같은 얘기도..."
다시 쿨럭- 강철이 피를 쏟아내며 몸을 떨었다. 도현은 잠시 망설이다 제 손목을 있는 힘껏 깨물어 강철에게 내밀었다. 강철은 힘없이 그 팔을 밀어내고는 고개를 저었다.
"제발... 먹어요..."
"안돼요..."
"당신이 제어할 수 있잖아. 난 괜찮으니까..."
"아니... 안돼... 피를 먹어도... 다시 토해..."
도현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강철은 그 모습마저 놓칠 수 없어 눈물이 가득찬 눈을 깜빡여 눈물을 흘려보내고 도현의 얼굴을 눈에 담았다.
"고마워요..."
"안돼..."
"미안..."
영원을 약속했는데, 당신보다 꼭 오래 살거라고 장담했는데,
혼자 남기고 가서 미안.
스륵- 눈을 감은 강철의 몸이 쓰러지며 도현의 품에 안겼다. 미세하게 뛰던 두 심장이 만나며 하나의 떨림이 사라졌다. 도현은 차갑게 식은 강철을 안고 엉엉- 소리내며 울었다.
'기타 : 드라마패러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철X도현] Who? Why? - Who? (0) | 2016.08.25 |
---|---|
[세기X도현] 스폰서 (0) | 2016.04.12 |
[세기X도현] white day (0) | 2015.03.16 |
[세기X도현] 길 위에서 (0) | 2015.03.16 |
[세기X도현] 가자, 어디든 (0) | 2015.03.12 |